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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주 피폭, 경주 월성원전 주민 40명 방사성 물질 노출, 생수 마신 5세 피폭, 한국 방사능

경북 경주 월성원전 주민 몸속에서 또다시 방사성물질이 100% 검출되었다. 이번에는 5세부터 19세까지의 아동·청소년 9명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21일, 환경운동연합과 경주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는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에 의뢰해 검사받은 주민 40명 전원에게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몸속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월성원전 1호기가 정지 2년 7개월 만에 재가동 된 후의 첫 조사라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월성원전 1호기를 포함해 4기가 가동 중일 때 조사한 주민 5명의 몸속에는 리터당 15~31.4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있었다. 


2012년 11월 20일 월성원전 1호기가 수명만료로 가동 중단된 후 삼중수소평가위원회가 2014년 8월 이후 확보된 소변 시료로 검사한 인근 주민 61명에게서 검출된 삼중수소는 리터당 8.36베크렐로, 그 양이 줄었다. 2015년 2월 KBS 의뢰로 조사한 인근 주민 10명에게서는 리터당 평균 7.47베크렐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40명에게서 평균 리터당 17.3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이다. 월성원전 1호기는 수명연장 승인을 받고 2015년 6월 10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월성 1호기 재가동이 주민들의 삼중수소 오염을 더 높인 것이다. 


그러나 원자력계는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양이므로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자연방사선 외에 인공방사선에 의한 피폭량(방사선에 쬐이는 양)이 1밀리시버트(mSv)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준치이다. 하지만 방사성물질은 기준치 이하라 하더라도 암 발생을 일으킨다는 것이 의학교과서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더구나 한국수력원자력(주)과 같은 원자력계의 주장은 잘못된 계산식에 근거한 평가다. 원자력계가 주장하는 기준치는 방사성물질에 따른 피폭량(몸이 흡수하는 에너지) 계산식에 따른다. 


인공방사성물질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60년 남짓이다. 그 피해를 규명하는 연구도 일부만 진행된 상태다. 방사성물질이 발산하는 방사선에 의한 건강피해를 계산하는 계산식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투하 이후 생존자들을 연구하면서부터다. 핵무기 폭발 때 순간적으로 번쩍했던 빛,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투하 생존자들은 이렇게 순간적으로 높은 양(고선량)의 방사선을 쬐었다. 


하지만 원전주변 주민들의 방사능 피해는 다르다. 주민들은 낮은 양(저선량)의 방사선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그것도 체내에서 생성되어 피폭됐다.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비하다. 저선량 방사성물질에 의한 암 발생은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바로 알아내기 어렵다. 


아무리 빨라도 5년 이상 걸리고 대부분은 20년 이후에나 드러나기 때문이다. 수십 년에 걸쳐 주민들의 질병 발생에 대한 추적조사(역학조사)를 해야 한다. 더구나 세계적으로는 원전에서 바로 인접한 곳에 많은 사람이 사는 경우가 드물어서 데이터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 원전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분명히 원전에서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은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는데, 주민들의 암 발생은 원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방사능에 가장 민감한 20세 미만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는데도 말이다. 


월성원전 주변에는 특히 갑상선암 환자가 많다. 물질을 하는 해녀들 상당수가 암을 달고 산다는 것을 지역 방송사가 확인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제시하는 계산식으로는 주민들의 암 발생 증가를 설명할 수가 없다. 계산식 자체가 틀린 것이다. 


저선량 방사선이 지속적으로 수년, 수십 년간 계속 몸속에서 영향을 미칠 경우 아무리 기준치 이하라도 건강 영향이 발생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확인이 되었고. 과학적 방법인 역학조사를 통해서도 확인이 되었다.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저선량 방사선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제 5살 된, 몸무게가 16kg밖에 되지 않는 아이에게서 리터당 17.3베크렐이 나왔다. 방사능의 영향은 어릴수록 더 크다. 세포분열이 왕성한 아이들의 경우, 방사선에 의한 유전자 손상의 결과로 발생하는 건강 영향이 큰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몸무게 대비 방사성물질의 농도도 높아 그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아이가 계속 이곳에 살았을 경우 수년 후에, 십년 후에 어떤 건강피해가 발생할지 부모로서 걱정할  수밖에 없다.


kg 당 1베크렐이 검출된 고등어가 걱정되어 아이들 급식에서 아예 일본산 수산물을 제외하고, 나아가 수입까지 금지시키는 마당에 몸속에 리터당 17.3베크렐의 방사성물질이 있다는 검사결과를 받아든 부모는 어떤 심정이겠는가. 이걸 두고 기준치 타령하는 원자력계가 개탄스럽다. 


사실, 이 아이의 할머니는 1년 전 삼중수소 오염을 우려해서 모든 식수를 생수로 바꿨다. 월성원전 주변 주민들은 지하수를 사용하는 간이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다. 부엌 싱크대에서 나오는 물이 이미 삼중수소에 오염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 1년간 생수를 식수로 사용했는데도, 아이 몸속에서 삼중수소가 이렇게 많이 나온 것이다. 울산으로 출퇴근하는 아빠는 리터당 6베크렐밖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호흡을 통한 오염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월성원전 내에서 일하는 주민의 몸에서 리터당 157베크렐이 나오고 집을 별도로 15km 밖에 두고 다니는 주민에게서 최소값인 리터당 3.4베크렐이 나온 것을 보았을 때 의심은 사실이 된다. 식수만을 바꾼다고 삼중수소 오염을 피할 수 없으니 간이상수도를 광역상수도로 바꾼다고 해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출처 - 연합뉴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