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디어 아이폰7이 공개 되었는데요.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되어 10월 또는 11월 쯤 출시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2년 전 아이폰6 출시도 10월말 경에 출시 되었거든요.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이전 아이폰 시리즈와 다르게 이어폰잭을 없애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출시했습니다. 기존 이어폰을 사용하려면 아이폰과 이어폰을 이어주는 젠더가 필요합니다.
사실 출시 전부터 계속 소문만 무성했는데요. 애플은 7일 행사에서 그 소문이 사실이란 걸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야심차게 발표한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이어폰잭이 빠져 있었습니다. 대신 이어폰잭 젠더와 충전단자인 라이트닝포트로 연결해 듣는 번들 이어폰 ‘이어팟’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7의 무선 기능이 돋보인다고 하였습니다. 필립 쉴러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부사장도 “오디오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선견지명을 갖고 있다”며 무선 기능을 치켜세운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유선 이어폰을 포기하지는 못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은 라이트닝포트에 꽂아쓰는 방식입니다. 무선 이어폰이라는 ‘에어팟’은 별도 판매인데요. 기존 이어폰 이용자를 위해 애플답지 않게 젠더를 기본 제공하는 배려도 보였습니다. 아이폰도 아직은 유선 이어폰 중심이란 뜻으로 보여집니다.
애플 외에도 이어폰잭을 없애려는 시도는 꽤 많이 있습니다. USB 타입-C 포트로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대표적인데요. 아날로그 신호를 주고 받는 3.5파이 이어폰잭보다 디지털 신호를 주고 받는 단자를 통해 더 많은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이유에서 없애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이 역시 유선 방식입니다.
당장 아이폰에서 한번 빠진 이어폰잭이 되돌아 올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애플이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밀어부친 움직임이라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인데요.
더욱 얇고 가벼우면서, 훨씬 더 많은 기능을 갖춰야 하는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필립 쉴러 부사장도 이어폰잭이 차지하는 공간(footprint)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가지 이유로만 쓰는 커다란 아날로그 잭은 맞지 않는다”고 꼬집어 말했습니다.
3.5파이 이어폰잭이 아이폰 안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줄여 다른 기능을 넣어야 했다는 설명인데요. 나아가 이를 무선으로도 대신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폰잭은 지름이 3.5mm입니다. 때문에 음향업계에서 3.5파이 잭이라고 부릅니다. 밖에서 볼 때는 3.5mm 두께의 작은 구멍이지만, 기기 내부에서 차지하는 공간은 생각보다 크고, 최소로 줄여도 3.9mm 이하로 줄이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 아날로그 신호가 디지털로 바뀌는 과정 중에 생기는 생길 수 있는 전파 간섭 때문에 차폐막으로 둘러싸이고, 그만큼 부피가 더 커진다는 뜻입니다.
이어폰잭은 이런 부피 때문에 이용자들이 느끼는 쓸모만큼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어폰잭은 스마트폰 상단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셀프카메라 촬영 등 카메라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면 카메라 모듈이 차지하는 공간과 조도 센서 등의 자리에 밀려 최근에는 대부분 스마트폰 하단으로 옮겨졌습니다.
무선 방식의 이어폰만 쓴다면 이어폰잭은 필요 없습니다. 스마트폰에는 무선 통신을 지원하는 칩셋 하나만 두면 되고, 이어폰에는 별도 전원이 필요한 배터리와 안테나를 갖추면 되고, 제품 설계 방식만 보면 훨씬 간편한 것은 맞죠.
아래 그림은 아이폰7을 유선 이어폰으로 사용하게 될 때의 모습입니다. 아이폰6과의 비교 사진인데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를 구입해야할지 조금 망설여지는 사진입니다.